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디지털 시대의 읽기 전략

by livestable 2024. 3. 28.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 나오미 배런 / 어크로스

 

종이책과 전자책

먼저 종이책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책은 근본적으로 여러 감각이 관여하는 물건이다라고 심리학자 찰스 스펜서가 이야기하듯이 종이책이 가진 물성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발견한 것을 표시하고 엄지와 검지를 집개처럼 사용해서 얼마나 읽었는지 혹은 얼마나 더 남았는지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또 책의 무게와 종이의 느낌, 향기마저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종이책의 이런 물성의 이점 외에도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공부가 더 잘 된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나오미 베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상태에서 종이와 디지털로 된 지문을 읽게 했더니 두 매체의 이해 점수가 비슷할 때가 많았지만 읽을 때 시간제한을 두자 대체로 종이로 읽었을 때 점수가 더 좋았다고 합니다. 또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종이책이 긴 텍스트를 읽을 때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고,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에 비해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고 책의 내용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종이책을 읽을 때 독자의 정신이 실제로 헤매거나 텍스트의 세부 사항을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데도 아주 집중하는 것처럼 이상화하는 경향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자책은 학습 효과가 별로 없는 걸까요? 모든 매체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먼저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서 비교적 싸고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24시간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언제든 다운만 받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또 책 내용을 검색해서 원하는 부분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에게 디지털 책을 쥐어줘도 될까요? 연구에 따르면 종이책을 가지고 어른과 읽을 때가 디지털 책으로 읽을 때보다 부모와 아이 간 대화가 더 많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른이 없을 때는 애니메이션이나 배경, 음악, 음향 효과로 증강된 전자책을 사용했을 때 아이들의 어휘와 이해가 실제로 더 나았다고도 합니다. 또 주위가 산만한 환경이 아니라면 아이들은 전자책을 읽을 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읽기에도 더 개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책 내용과 관련된 말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디오북에 대해

미국에서 읽기 장애가 있는 4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간 오디오북 클럽에 참여시켜 읽기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읽기 기술을 학습한 결과, 시작할 때만 해도 스스로 읽기에 서툴다고 여기던 학생들이 1년간의 프로그램을 마칠 때는 읽기에 자신감이 생겼고, 모든 참가자들이 이제는 더 많이 읽는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읽기 성적도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읽기의 동기를 불어넣고 참여하게 하는 과정에서 오디오북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오디오북의 이점으로는 책 읽기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오디오북을 들어본 사람 중에 70%가 오디오북이 책을 더 읽도록 해준다는 데 동의했다고 합니다. 특히 저자는 책을 읽을 때 좋은 낭독자가 읽어주는 오디오를 활용한다면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통제력도 행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디오북은 약간의 제약도 있죠. 보통 오디오북을 들을 때 집중해서 듣기보다는 다른 일을 하면서 즉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듣다 보니까 내러티브 형식의 글이나 듣는 즐거움이 있는 소설, 에세이 등이 적합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오디오북은 추리물, 스릴러라고 합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실시한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보통 어렵지 않은 수준의 질문을 던졌을 때는 종이 읽기나 디지털 읽기나 유사한 결과를 낳는 경향이 있는 반면, 보다 성찰이나 분석을 요구하는 질문을 던졌을 때는 종이 읽기를 사용했을 때 좀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반복해서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매우 정확하다기보다는 질문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답변의 변수가 있을 수 있고, 또 우리의 매체별 읽기의 능숙도는 앞으로 수년 안에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이책이 좋으냐 전자책이 좋으냐 오디오북이 좋으냐 무엇으로 읽어야 가장 효과적이냐는 물음에 형광펜으로 크게 강조해서 쓴다면 이런 문장이 될 것 같습니다.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읽을 때 속도를 늦추고 텍스트에 집중하고, 얼마나 이해하고 흡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정직해져라'입니다. 매체가 무엇이 되었든 집중해서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 그 목표를 정확히 하라는 겁니다. 어떤 매체를 선택해야 가장 효과적일까를 선택하기 전에 읽기의 이유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지금 읽으려고 하는 것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읽는 목적에 따라서 대충 읽기와 훑어보기, 선형적 읽기 중에 어떤 매체가 적합한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읽는 것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세요. 필기라든가 주석 달기, 스스로 질문하기, 혹은 읽고 있는 책을 타인과 함께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의 깊게 읽는 능력을 키우세요. 읽기는 경쟁 스포츠가 아닙니다. 한 단락을 이해해 가며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다소 읽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내가 읽는 것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며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독서가 쉽지는 않지만 집중해서 천천히 읽으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