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중요한 이유
잠은 잘 자나요? 정신과 의사가 환자들에게 매번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그만큼 수면은 정신의학적으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수면은 심신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하고 또 많은 정신 질환에는 수면 장애가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할 테니 나는 얼마나 해당되는지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두 번째 자다가 중간에 깬다, 세 번째 잠을 충분히 자는데도 여전히 피곤하다, 네 번째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이런 증상들이 있다면 수면장애 징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몸과 마음의 건강에 노란색 신호가 깜빡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본격적인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야겠지만 요즘 잠이 잘 안 오는데 정도라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부터 알려드리는 뇌를 최적화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한다면 기분 좋은 잠을 잘 수 있을 겁니다.
수면과 관계된 두 가지 물질
우리 몸속에는 우리가 깨어나고 잠들게 하는 두 가지 물질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침에 해가 뜨면 우리 몸에서 활발하게 분비돼서 몸에 활력이 솟고 기분을 밝아지게 만드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고, 두 번째는 밤이 되면 수면을 유도해서 자는 동안 우리 몸을 회복시켜 주는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입니다. 그중에서 우리를 잠들게 하는 멜라토닌은 뇌신경뿐만 아니라 맥박, 체온, 혈압을 떨어뜨려서 자연스럽게 잠을 유도합니다. 즉 온몸의 장기를 휴식 모드로 전환시켜 주는 뇌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입니다. 그래서 멜라토닌을 수면 물질 또는 수면 유도 호르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라는 부분에서 만들어지는데 송과체는 망막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분석해서 멜라토닌 분비량을 조절합니다. 그러니까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들면 그것을 송가체가 감지해서 멜라토닌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잠잘 때 방 안을 어둡게 하면 푹 잘 수 있습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차단되면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 멜라토닌 생성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 멜라토닌은 특히 많이 만들어지는 시간대가 있는데 바로 새벽 2시에서 3시쯤입니다. 그러니까 잠을 푹 자려면 멜라토닌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도록 2~3시 전에는 잠드는 게 수면 건강에 좋습니다. 반대로 불면증인 사람은 이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서 정신질환 증상인 수면 장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숙면을 위한 생활습관 5가지
쾌적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우리가 일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 있습니다. 첫째, 침실을 어둡게 하고 잡니다. 물론 조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수면등을 켜고 자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빛을 싫어하는 멜라토닌의 특성상 자는 동안 망막에 빛이 들어오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완전히 깜깜한 상태에서 자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 자기 전에 약간 어두운 방에서 긴장을 풀어줍니다. 멜라토닌 분비는 저녁 무렵부터 증가하기 시작을 해서 잠자리에 들기 전 이미 활발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가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주는데요, 예를 들어서 조명을 밝게 켜놓았다가 바로 불을 끄고 누우면 금방 잠이 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조명을 약간 줄인 상태에서 한두 시간 정도를 보내면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를 해서 바로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자기 전에는 형광등 불빛을 피합니다. 자기 전 형광등이나 주광색 빛을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됩니다. 빛을 받고 있을 때뿐 아니라 불을 끈 뒤에도 몇 시간 동안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네 번째, 자기 전에 게임, 스마트폰, 컴퓨터를 하지 않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도 중요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tv를 보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겁니다. 하지만 야간에 모니터를 장시간 들여다보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체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 전에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컴퓨터를 하는 건 수면에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다섯 번째 아침에 햇볕을 쬡니다. 신기하게도 우리 몸은 아침에 일어나서 햇볕을 받으면 체내 시계가 초기화된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15시간 정도가 지나면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자연스럽게 수면을 유도하게 됩니다. 즉 멜라토닌은 언제 잤느냐가 아니라 아침에 언제 일어났느냐, 햇볕을 언제 쬐었느냐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잘 자고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 그리 어렵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잘 이해하는 일상생활을 습관화해서 당신의 일상을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