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니체와 쇼펜하우어 등 수많은 사상가들이 유럽 최고 지혜의 대사라고 칭송한 스페인을 대표하는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 시간과 역사를 초월해 인간 내면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적은 수많은 그의 저서는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나라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하면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지혜와 용기를 주는 책들이 많지만, 때로는 애매모호하거나 이상론에 머물기도 하는데 반면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마치 인생 실전 가이드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무려 400년 전 사람이 쓴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의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느낄 만한 고민에 대한 해답 지침서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곳은 시대나 공간을 초월해서 다 비슷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또 누구나 행복과 성공이라는 삶을 살기 위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와 처세술이 궁금하기도 할 텐데 이 책에 나오는 조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책의 조언 01
고마운 사람보다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지혜로운 사람은 고마운 존재가 되기보다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한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고마워하기보다 기대하고 의지하게 만들어라. 기대는 오랫동안 기억되지만 감사의 마음은 이내 사라지기 때문이다. 진짜 어리석음과 가짜 어리석음, 겉으로 무지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매우 현명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리석은 사람과 어울릴 때는 어리석은 척하고, 미친 사람과 어울릴 때는 미친 척한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상대방이 알아듣는 언어로 말하는 기술을 알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어리석은 척하는 사람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척하지 않는 사람이 어리석다. 다른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적절히 어리석은 척할 줄도 알아야 한다.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마라. 사람들은 상대가 겉으로 드러내는 감정을 통해 그의 생각을 유추한다. 따라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실질적인 지혜는 없다. 적당한 침묵으로 신비감을 유지하라.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이해하는 것은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좋은 평판을 얻으려면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히 설명하지 마라. 당신이 하는 말의 의미를 알아듣되 당신을 비판할 기회를 주지 않을 정도가 적절하다. 할 말과 안 할 말을 구분하라. 우리는 어느 누구도 완전히 소유하지 못한다. 혈연이나 우정 같은 가장 친밀한 인관관계뿐만 아니라 직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상당한 의무를 떠안은 관계에서도 서로를 완전히 소유하거나 소유될 수는 없다. 완전한 신뢰와 완전한 소유는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에도 지켜야 할 것이 있고, 부모, 자식 간에도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털어놓고 다른 사람에게는 감춰야 할 것이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것을 털어놓고 어떤 것을 감출지 그때그때 사람에 따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면 어떠한 인간관계도 깊은 신뢰로 이어질 수 없다. 자신의 한계를 보여주지 마라.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지식과 용기를 절대 전부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알리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를 속속들이 알게 만들지는 않는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그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고, 그러한 이유로 아무도 그에 대해서 실망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상대의 한계를 정확하게 알 때보다는 그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추측하고 정말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할 때 그를 더욱 존경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조언 02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았을 때 즉시 승낙하지 말고 신중히 생각한 뒤 승낙하라. 오래 기다린 뒤에 얻는 것은 더욱 값진 법이다. 마찬가지로 요구를 거절할 때도 상대가 거절의 말에 상처 입지 않도록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정중하게 거절하라.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거절하는 것은 손쉽게 받아들인다. 그동안 처음에 가졌던 기대감이 상당 부분 사그라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거절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방이 급하게 재촉하더라도 가능하면 답변을 미루어라. 상대방이 그 문제에 매달리지 않고 다른 데로 관심을 돌릴 시간을 주어라. 헛소문은 못 들은 척하라. 사악한 시기심을 가진 사람은 뛰어난 사람을 비방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자 한다. 이들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처법이다. 당신에 대한 헛소문을 잠재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것에 대해서 못 들은 척하는 것이다. 맞서 싸우고 반론을 제기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당신을 믿지 않고 당신을 비방한 상대는 교묘한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불운한 시기에는 한 발짝 물러서라 누구에게나 운이 따르지 않는 시기가 있다. 이 시기에는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상황을 바꾸어 보려고 아무리 애써도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할 때 몇 번 운을 시험해보고 운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 일에서 손을 떼라 어떤 일이든 적절한 시기에 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적당한 해결책이 떠오르고, 대인관계도 좋아지고 행운도 따라준다면 이런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라. 자기를 비난하는 사람을 오히려 치켜세우는 것보다 훌륭한 행위는 없고, 탁월한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을 시기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보다 영웅적인 복수는 없다. 당신의 성공은 당신의 불운을 빌던 사람에게는 심한 고문이 되고, 당신의 영광은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옥이 된다. 성공함으로써 상대를 괴로움에 빠뜨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복수다.
이 책은 2012년 출판된 '너무나 인간적이지만 현실감각 없는 당신에게'의 개정판으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대표작인 '인생을 사는 지혜의 기술'의 내용을 중심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오래된 책일 수 있지만 현실적인 처세술과 지침을 담은 내용이기에 읽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