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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일상적인 철학] 힘들게 하는 생각 습관 벗어나기

by livestable 2024. 4. 4.

아주-일상적인-철학
아주-일상적인-철학 / 박은미 / EBS BOOKS

 

'욕먹는다'와 '오래 산다' 사이의 상관관계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욕이 건강식품도 아닌데, 왜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을까요? 이런 말이 떠돌게 된 건 욕먹는 사람 중에 오래 사는 사람이 많아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욕을 먹었기에 오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욕먹는 사람 중에 오래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런 말이 떠돌게 되었다는 것이죠. 욕먹는다와 오래 산다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성립하지는 않지만 상관관계가 성립합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매우 혼동하기가 쉬워서 철학적으로도 엄밀하게 분석해야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오래도록 전해 내려오는 말에는 상관관계가 인과관계처럼 표현된 것이 많습니다. 제비가 낮게 나는 것은 먹이를 낚아채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고 습도가 높으면 제비의 먹이가 되는 곤충들이 날개가 무거워져 땅 가까이로 내려옵니다. 제비도 먹이를 따라 낮게 날게 되는 것이죠. 즉 제비가 낮게 나는 때는 주변에 저기압이 형성되어 있고 습도가 높은 편인데, 사람들은 그러한 변화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제비가 낮게 나는 모습을 본 다음에 비가 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비가 올 상황이 돼서 제비가 낮게 나는 것임에도 제비가 낮게 나는 것이 관찰된 다음에 비가 오기에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라는 식으로 말하게 되는 것입니다.


욕먹는 사람이 오래 사는 이유

그렇다면 욕먹는 사람들 중에 왜 오래 사는 사람이 많았을까요? 아마도 욕먹는 사람들의 어떤 공통적인 특성이 오래 사는 것과 연관될 것입니다. 욕먹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떤 사람들일까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들이 우선 떠오를 것입니다. 남들은 배려하지 않으면서 자기만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욕을 먹습니다. 이들 중에는 자신이 욕을 먹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욕먹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욕먹는 행위를 지속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자신이 욕먹는다는 사실은 모른 채 욕망에만 충실해 욕먹는 행위를 지속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먼저 자신이 욕먹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욕먹는 행위를 지속해서 이익을 취하는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요? 남들이 욕을 하건 말건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충족시키겠다는 배짱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남들 말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유형이죠. 둘째로 욕먹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욕먹는 행위를 지속하는 사람들은 둔감하고 무감한 유형입니다. 남들 말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유형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는 무감한 유형의 공통적인 특성은 무엇일까요?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욕먹는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공통 특성이 있는 것입니다. 즉, 욕을 먹어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욕먹는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오래 산다는 것이 조금 더 현실을 드러내는 표현이 되겠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욕먹는다와 오래 산다 사이에는 상관관계는 성립하지만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상관관계는 두 변수가 관계가 있다는 것이고, 인과관계는 하나의 변수가 다른 변수의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왜 후회할까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진실이 있기에 우리는 잘못 판단했다며 뒤늦게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을 경우의 후회와 바로 잡았을 경우의 후회는 그 깊이와 크기가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잘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인간을 알 수 없는 시연이라고 했으나 인간은 알 수 없음을 오래 견디지 못합니다. 알 수 없으면 피곤해하고 쉽게 단정 짓고 싶어 합니다. 빨리 답을 찾고 그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특성인데, 철학은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거스르는 시도입니다. 이 어려운 시도를 우리가 해야 하고 또 이에 익숙해져야 하는 이유는 빨리 찾은 답은 오답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오답에 따라 내린 결정은 우리를 후회로 이끌기 십상입니다. 현실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지도 못하죠. 비록 느리더라도 검토할 것을 최대한 많이 검토해서 내린 결정이나 앞선 행동에 대하여 얻은 새로운 통찰은 후회할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현실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데에도 효과적이고, 고민해서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설사 실패를 한다고 해도 그 실패에서 배울 것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이번엔 어떤 요인을 생각하지 못해서 실패했냐를 확인하면서 다음에는 더 잘 생각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삶에서 후회할 일은 점점 더 줄어들겠죠.

 

이 책은 생각습관들을 파악하고, 새롭게 철학적 사고를 훈련하고, 훈련한 사고를 일상에 적용하는 3단계를 제시하며 마음을 괴롭게 하는 문제에서 벗어나라고 합니다. 이 책처럼 언젠가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고, 정말 내 마음대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