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가 유용한 이유
한 편의 로맨스 소설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1981년 브루스라는 청년이 프랑스 북부 기차 여행을 하고 있었죠. 그때 파리에서 기차를 탄 매력적인 여인이 그의 옆에 앉습니다. 두 사람은 기차 여행 내내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마음이 통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역에 다다르자 산드라는 "저 이번 역에 내려요"라고 말을 했고, 그들은 기차 통로로 나가서 작별의 키스를 나눴습니다. 브루스는 종이에 자신의 이름과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집 주소를 적어서 그녀에게 건넸고, 기차는 그녀를 내려둔 채 문을 닫고 출발했습니다. 이제 60대가 된 브루스는 그날 그녀를 따라 내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녀를 따라서 그 기차에서 내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늘 후회를 합니다. 이 일화는 후예의 재발견의 저자 다니엘 핑크가 세계의 후회 조사를 위해서 수집한 1만 6천 개의 사례 중에 하나입니다. 심리학과 내과학으로 인간의 내적 시면을 정확하게 꿰뚫고 경제학에서 마케팅까지 아우르며 인간의 소비 행동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다니엘 핑크가 이번에 내놓은 책 주제는 바로 후회입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가 주목한 주제가 후회라니 다소 엉뚱하기는 해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후회를 해보았을 것입니다. 보통은 후회를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생각을 하고 최대한 후회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요. 그래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애를 쓰지만 핑크를 비롯해서 많은 심리학자들은 후회가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후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후회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힘이라고도 말합니다. 물론 후회라는 감정이 불쾌하고 때론 고통스럽더라도 말입니다.
후회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뇌 손상의 징후다
예를 들어서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후회는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요. 후회는 인간의 발달에 매우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성인이 후회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2004년 인지과학자들은 연구를 위해서 룰렛 모양의 바퀴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서 돌리는 아주 간단한 도박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게임 참가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바퀴의 어느 지점에 화살이 떨어지느냐에 따라서 돈을 따거나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바퀴를 돌렸고 돈을 잃자 기분이 상했죠. 하지만 룰렛 바퀴를 돌리고 돈을 잃었을 때 다른 쪽 바퀴를 선택했다면 돈을 땄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기분이 정말 나빴습니다. 그들은 후회를 경험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집단이 있었는데 이들은 뇌 부위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신경과학자 나탈리 카유미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이 환자들은 어떠한 후회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며, 다시 말해 후회를 느끼는 능력의 결여는 장점이 아니라 뇌 손상의 징후였다고 말합니다. 후회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볼 수 있는 연구였죠.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
핑크는 세계의 후회 조사 연구를 통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를 크게 4가지로 분류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않았거나 성실하지 못했거나 신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기반성 후회. 두 번째는 브루스가 프랑스 기차 여행에서 경험을 한 것처럼 지나친 신중함으로 때때로 찾아오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대담성 후회. 세 번째는 자신의 잘못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주로 연인을 두고 바람을 피웠을 때 생기는 대표적인 도덕성 후회. 마지막으로 가족, 친구 또는 동료와 가까이 지내지 못했던 것에 대한 관계성 후회였습니다. 핑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네 가지 종류의 후회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중 관계성에 대한 후회가 사람들이 가장 흔히 아는 후회 경험으로 조사가 됐는데 내가 먼저 손을 내밀기만 했더라면 하는 후회인 것이죠. 후회는 크게 두 가지 '적어도'와 '했더라면'이라는 표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적어도'라는 표현은 우리의 기분을 달래줍니다. 저는 승진은 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해고당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에 '했더라면'이라는 표현은 우리의 기분을 쓸쓸하게 하죠. 우리 삶에서 '했더라면'이라는 순간이 더 많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뇌와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후회의 목적은 우리의 기분을 더 나쁘게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만듦으로써 내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죠. CEO들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 리더들로 하여금 그들의 후회를 성찰하도록 하면 미래의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즉 후에는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 저지른 실수를 상기시켜서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적절히 다루면 후회는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후회로 괴로워하면서 지내기보다 후회의 힘을 이용해서 좀 더 나은 당신이 되기를 바랍니다.